책/800

아불류 시불류

사랑스런 터프걸 2010. 6. 25. 09:17
아불류시불류이외수의비상법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지은이 이외수 (해냄출판사,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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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서른이 넘었는데 외울 수 있는 시가 한 편도 없다면 그의 영혼은 얼마나 삭막할까.

시간은 한정없이 당신에게 지급되지만 당신이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소모하든 당신의 목숨도 똑같은 분량으로 소모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한다면 마냥 헛되이 쓰지는 못할 것이다.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 어디 내 뜻대로 되던가. 갈수록 멀어지는 이를 굳이 붙잡지도 않고 갈수록 가까워지는 이를 굳이 막지도 않겠네. 인간사 모두 인연에 맡기고 살면 속 썩을 일 하나도 없는 것을.

없으면 창조하라. 운명도 자신이 만들고 인연도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매미가 날개를 가지기 위해 칠 년 동안을 땅 속에서 굼벵이로 살았다는 사실에는 경탄하면서 대부분 자신이 칠 년을 바쳐 날개를 가질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평생토록 땅바닥을 기어 다니는 애벌레 형국의 인생을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걷는 사람도 넘어질 때가 있고 뛰는 사람도 넘어질 때가 있다. 걷다가 넘어졌든 뛰다가 넘어졌든 넘어졌다고 낙오자는 아니다. 낙오자는 넘어지는 걸 염려해서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는 사람이다.

성공의 가장 큰 걸림돌은 해보지도 않고 '안 되면 어떡하지'라고 지레 걱정하는 습성이다. 가급적이면 이럴 때 '안 돼도 좋고 되면 더 좋고'라는 첩약을 쓰도록 하라. 약발이 잘 받지 않아도 좋고 약발이 잘 받으면 더 좋다는 사실을 명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