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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구례 화엄사, [경남] 하동 최참판 댁, 쌍계사 본문

일상/일기

[남도] 구례 화엄사, [경남] 하동 최참판 댁, 쌍계사

사랑스런 터프걸 2009. 6. 8. 17:01

09-06-06, 금

지난 주에 대전 갔다오고 나서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마이카로 처음 가는 곳으로의 여행 & 드라이브.
J엄마는 절로 직접 이동하고, 여미는 함양에 도착해서 나와 함께 이동하기로 했다.
본래는 남해에 가려고 했는데 J엄마가 일요일에 들어가야 해서 1박 하고 일찍 돌아갈 수 있는 곳으로 구례를 직접 골랐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절은 조금 지루할까 하고 걱정했었다.

화엄사
주소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황전리 12
설명 백제 성왕 22년 연기조사가 창건한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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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에서 지리산 방면으로 가서 편도 1차로인 고속도로에 진입. 남원을 지나서 1시간 남짓. 도착 10분 전에 네비와의 의사소통 결여로 오른쪽으로 빠지지 못하고 직진해버려서 반대로 돌아오는 데 16키로 넘게 달려야 했다. 그 뒤로 네비의 발란스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다행히 우산을 받친 채 걸어내려오고 있는 밀리터리 룩의 J엄마를 쉽게 만나서 바로 맥주를 먹으러 갔다. 날씬한 J엄마의 모습에 우리는 환성을 내질렀다. 서로 처음 보는 사이인 두 사람은 어색함 없이 잘 어울렸다.
J엄마가 조사한 바로는 절 밑의 식당이 다 맛있다고 하고(역시 남도답군.) 한정식 만원에 만족스러웠다. 보통 관광지 밑의 식당은 맛이 없고 비싸다는 생각을 늘 했었는데 말이다. 내가 계란 후라이가 너무 먹고 싶어서 해달라고 했더니 두개를 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ㅋ 특히 게반찬이 너무 맛있었다.

우리는 맥주 5병을 마시고 기분좋게 J엄마가 잡아 둔 절 방으로 갔다. 방이 꽤 커서 우리는 널찍한 구역을 확보하며 잘 수 있었다. 방의 보일러가 너무 따뜻했다보니 거의 찜질방 수준이었다. 절의 깊숙한 내부구역에 머무는 듯 싶었던 것이, 옆은 행자실이었다. 그래서 밤에 음악을 틀어놓고 쏙닥거리다가 주의를 받았다. "옆이 행자실이니까 조용히 해 주세요." 하고 어떤 아주머니가 문 밖에서 말씀하셨다. 그렇지만 하나도 부끄럽거나 민망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 곳의 분위기는 너무 편안했다. 운치있는 시골집 딱 그거였다.
난 직작에 화엄사는 알지도 못했고, 그래서 그렇게 유명한 곳은 아닌 것 같았는데, 꽤 좋은 곳이었다. 내가 그 동안 가 본 절은 몇 군데 안 되지만 1순위로 올라가 버렸다.


09-06-06, 토

아닌 게 아니라 덥고 낯설어서 잠을 제대로 못 잤는데도 불구하고 6시에 아침먹으러 일어났는데 하나도 피곤하지가 않았다. 만성피로 여미는 이게 무슨일이냐며 자기가 유체이탈이라도 한 거 아니냐고 너스레였다. 여미의 재롱에 J엄마도 만족했다. ㅋㅋ 여미도 약간의 예의를 차리기 위해서 평소보다 빨리 씻는 민첩함을 보여주었다.

아침에 보니까 내가 어제 차끌고 주차장이 아닌 경내까지 들어왔었다는 것을 알았다. ㅋㅋ 뭐 다시 주차장으로 이동을 시켜놨지만. 아침에 매실반찬이 너무 맛있어서 여미 것까지 내가 다 먹었다. 그리고 여미가 가져온 담터의 단호박차도 너무 맛있었다.
각황전은 멋지고 훌륭했다. 그 앞의 석등은 우리나라 치고는 제법 컸다. 단청없이도 우아한 매력. 대웅전은 오래되서 단청이 엷어진 것이 더 운치있었다.

대웅전 뒷길로 간 구층암은 가는 길 양 옆으로 대나무가 우거져있고, 그다지 멀지 않으면서도 특유의 다듬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과나무를 기둥으로 사용한 정말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어 좋았다.

나가는 길에 있는 암자는 공사중으로 차로 갈 수 없어서 못 갔고, 시 공원은 부슬비가 내려서 패스.
J엄마가 알아온 정보에 의하면 지리산온천이 또 있다고 해서 어딘지 찾아가봤다. 구례온천으로 했을 때 안나왔었는데 우연히 표지판을 보고 찾아가본 거였다. 화엄사 입구처럼 커다랗게 대문을 만들어놓았고, 업소가 몇 군데 있었지만 규모는 생각보다 크지는 않았다. 여기서 내 운전미스가 하나 있었는데, 달리다가 갓길에서 주차하고나서 네비를 찍겠다고 P로 옮겨버렸더니 차가 드르륵 소릴 내면서 멈췄다. 다들 놀래고, 나도 놀래고... 전에도 한 번 이런 짓 했었는데 아~ 차 상했을까봐 마음이 아팠다. 아무튼 J엄마는 온천까지 할 시간은 없었기에 오늘 밤에 여기서 우리끼리나 온천을 해보지 그러냔다.

수락폭포
주소 전남 구례군 산동면 수기리
설명 하늘에서 은가루가 쏟아지는 듯한 아름다운 풍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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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우리의 빈약한 정보와 루트로는 더 이상의 계획이 없었기에 아까 내려오다 본 J엄마가 인터넷에서 봤다는 '이시돌'에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도중에 지리산온천에서 바로 옆으로 난 길에 있는 표지판인 수락폭포로 빠졌다. 가까운 줄 알았는데 꽤 걸렸던 것 같다. 득음을 했다하는 폭포에서 물 맞고 싶은 욕구는 강렬했지만..
이시돌도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역시나 매실이 맛있었다. 불고기도.
19번 국도 지나다 본 구만리 등 웃긴 지명. ㅋ

구례터미널에서 J엄마가 타고 갈 서울행 버스는 1시간 남짓 남았다. 기다리면서 1700원짜리 까페라테를 마셔주니 마치 까페에 와 있는 듯했다. 광고판에 아까 다녀온 수락폭포가 나오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고.
언니가 갈 버스가 도착을 했고 여미는 쥬스와 초콜렛을 사서 간신히 차에 올려주었다. 우리는 마구 손을 흔들었고 언니 앞 좌석의 스님이 우리를 참 경이롭게 바라보았다.

둘만 남자 도무지 아무런 루트도 없었기에, 터미널에 있는 뭔가 인쇄물을 주워오니 웬 하동, 섬진강 이런 거였다.
그래서 최참판댁에 가기로 했다. 화개장터가 멀지 않아서 여미는 장 구경을 하고싶어했다. 핑크색 립스틱을 바른 미소가 아름다운 터미널 가게 아주머니가 섬진강 십리벚꽃길 얘기를 하면서 풍경이 멋지고 별로 멀지도 않다고 했다. 노래 가사대로 섬진강 줄기따라 화개장터가 나오더라. 우리는 일단 지나치고 최참판댁을 갔다. 왜냐하면 다시 돌아와서 쌍계사를 갈 거였으니까. 가다가 섬진강이 너무 예뻐서 벤치에서 쉬었다.

평사리최참판
주소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설명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의 주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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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장이기도 하다고 해서 가보니 용이네 집, 누구네 집 하면서 나오는 초가집들이 참 앙증맞다. 하지만 막상 살려면 너무 비좁고 불편해 보였다. 토끼는 없지만 토끼장도 아주 잘 지어놓고 집집마다 있었다. 집 주인들이 그래도 토지에서 들어 봐서 그런지 낯설지가 않았다. ㅋㅋ
최참판댁은 참 넓고 좋았다. 검은색깔의 나무로 지은 집은 고풍스러웠다. 날씨는 무척 더웠다. 여미는 용인 민속촌보다 훌륭하단다.

화개장터
주소 경남 하동군 화개면 탑리
설명 해방전 우리나라 5대 시장중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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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개장터는 차로 특화된 곳인가보다. 우리는 졸지에 오미자차와 뽕잎차를 손에 쥐고 있었다... 게다가 우리 전화번호까지 알려주고.. 뭐에 홀렸나. 에구 뽕잎차가 맛있어야 할텐데 ㅎㅎ 여기서부터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쌍계사
주소 경남 하동군 화개면 운수리 208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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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은 비좁은 느낌이었다. 여기는 누가 가보라고 해서 들르게 된 것이다.;; 거의 6시쯤에 도착을 해서 불일폭포는 내려오는 사람들이 만류하더라. 국사암에 갔다왔는데 500미터가 꽤 힘이 들었다. 아닌 게 아니라 신발은 슬리퍼에 청치마라서ㅋ
국사암에서 앵두를 따먹은 것, 입구의 1200살 짜리 네 갈래로 갈라진 커다란 느티나무가 기억에 남는다. 우리 둘이서라도 쌍계사에서 자 보려고 했는데 실패했다. 그래서인지 초긍정의 우리는 나름 계획이 꺾여서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절 밑의 식당도 그다지 친절하지 않아서 고픈 배를 끌어안고 집으로 향했다. 나도 죙일 운전을 해 대서 피곤한 상태였다. 아무튼 비가 억수로 내리는 가운데 약한 내 차의 헤드라이트에 의존해서 집에 무사히 돌아왔다. 운전은 비록 지난했지만 염이 옆에서 힘을 내라고 하는 게 더 웃겼다. 그렇게 걱정 안해도 되는데. ㅋ 중간에 지리산 휴게소에서 비빔밥과 옥수수를 사먹었는데 여기가 너무 깊이 들어가 있어서 또 길 잘못든 줄 알았다.
금요일에 나가면서 내일 온다고 말한 걸 지켜버렸네 ㅋㅋ

09-06-07, 일

느지막히 9시에 일어나서 상림으로 갔다.  이곳은 천연기념물인데 입장료도 안 받는다. 꽤 좋았던 기억에 여미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다. 꽃 축제보다 나은 것 같다. 동춘서커스는 아쉽긴 하지만 ㅋ

상림공원
주소 경남 함양군 함양읍 교산리
설명 천연기념물 제1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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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수많은 연꽃이 활짝핀다면 그런 장관이 없을듯했다. 거의 무릎만큼 자란 곳 사이로 걸을 수 있는 연밭도 꽃이 피겠지?
점심을 사먹고 다시 집에 돌아와 배드민턴치고, 산책하고, 놀다보니 초등학생으로 돌아간 것 같다며 우리는 즐거워했다.
뭘 해도 즐겁다 사실.
여미가 가고나자 많이 허전했다. 여행은 힘드는 구석도 있지만 오히려 일주일을 보낼 충전이 된다. 다음에 또 남도를 향해 갈 거다.

 
090605금
        15:40  화엄사로 출발
19:00  저녁식사 지리각식당 35,000(20,000)
090606토
6:00  아침식사 화엄사 공양간
8:00  방 값 지불 10,000
 구층암
9:30  지리산주유소 20,000
 수락폭포
11:00   점심식사 이시돌 36,000(24,000)
12:00  구례터미널 도착
14:30  최진사댁
17:00  화개장터
17:30  쌍계사
18:30  국사암
21:00  저녁식사 지리산휴게소 8,000
090607일
10:00  주유소 30,000
 상림
13:00  점심식사 김밥과 스파게티 9,000
 집에와서 놀기
16:50  여미 차비 15,700

총 119,700원 / 여미 85천원 가량 / J엄마 9만원 가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