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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衣

최유리 - 오늘 뭐 입지?

사랑스런 터프걸 2018. 1. 3. 09:41
오늘 뭐 입지?
국내도서
저자 : 최유리
출판 : 새잎 2017.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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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용감한 성찰자는 내 컬렉션과 내 스타일링의 컨셉을 잡는 과정이다. 나는 누구인가?
2. 냉정한 감상자는 보다의 단계. 취향을 명확히
3. 명민한 컬렉터는 사다의 관계. 나만의 룩이라는 큰 그림
4. 창의적 작가는 입다의 단계. 컬렉션의 작품들을 조합해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작가이기도 한 것이다. 자신을 표현함과 동시에 그것으로 소통
5. 진정한 나
대부분 SNS는 커녕 평소 셀카도 거의 찍지 않는 분들이다. 그러나 자신의 욕망을 입은 행복은 정말 누구에게든 자랑하고 싶은 것이다.
디자이너들이 매 시즌 컬렉션을 준비할 땐, 어떤 가상의 인물을 컨셉으로 정해놓고 그 인물이 입을 것 같은 옷으로 컬렉션을 구성한다.
사진은 전 세계인이 특정 대상에 대해 단일한 평가를 공유하게 하고, 그에대한 욕망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그런 점에서 사진은 화폐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권력을 갖는다. - 미술평론가 Jonathan Crary
창의성이란 자신이 이미 알고있는 지식 중에서 새로운 상황에 필요한 적절한 해결책을 끄집어내는 능력이다.
체스 챔피언들의 경우, 체스 두는 법을 순간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수많은 체스판을 머릿속에 암기하고 있다가 기억 속에 존재하는 체스판이 눈앞에 펼쳐지는 경우, 머릿 속에 저장된 것을 응용해서 체스를 두는 것이다.
farfetch, shopbop, net-a-porter, matchesfashion과 같은 쇼핑몰은 물건 하나 마네킹에 입혀놓고 찍은 사진이 아니라, 그 item을 포함한 토털룩을 입은 모델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해 두었다. 심지어 네타포르테와 아웃넷은 모델이 빙그르르 도는 영상을 제시하기도 한다.
눈여겨보는 것은
고급스러운 컬러배합, fit과 길이의 조화, 서로 다른 소재 같의 절묘한 어울림이다.
badaud바도(구경꾼)가 개성을 상실한 채,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화려한 외부세계에 시선을 빼앗겨 빠져드는 군중이라면, flaneur플라뇌르(산보자)는 자신의 개성을 갖고 도시 전경이 갖는 다양성과 풍부함을 이해할 줄 아는 사람
플라뇌르가 도시의 경험을 관찰하는 목적은 관찰한 것을 해석하고 작품으로 재생산함으로써, 결국, 삶의 다양한 측면에서 마주하는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나만의 룩을 구상하며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건 바로 이미 소장하고 있는 아이템을 체크하는 것이다. 소장하고 있는 아이템의 사진을 모두 찍어보고, 그 중에 나만의 룩 레이아웃에 포함될 수 있는 것을 미리 체크하다보면, 옷장 속에서 무엇을 덜어내고 무엇을 남길지, 그리고 무엇을 새것으로 교체할지를 쉽게 결정할 수 있다.
촌스러움의 이유는 과한 여성스러움이다.
여성들은 옷에 디테일이 없어도 몸과 얼굴로 여성스러움을 표현할 수 있다.
나는 스키니진이나 A라인 스커트를 주로 입기 때문에 상의를 달라붙게 입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완전히 자연주의 복장이나 놈코어룩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난 그래서 느슨함이 100%인 룩보단 느슨함과 긴장감이 6:4 정도로 공존하는 룩이 좋다.
자신의 욕망을 담담히 인정하고 그것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야말로 내 컬렉션을 소중히 오래 품기 위해 꼭 필요한 단계이다. 내 맘에 들지 않는 옷은 반드시 언젠가부터 방치하게 된다.
쇼핑에 나서야 하는 시점이 오면, 그간의 상담내용과 소장하고 있는 아이템을 고려하여 나는 그 시즌을 위한 룩을 3x4표에 2~3개 만든다. 표가 완성되면, 그게 바로 시각화 된 쇼핑리스트이다.
Layout, MOLDIV, polyvore-www.polivore.com
질문은 친구나 점원이 아닌 나에게!
그들은 내 옷장에 뭐가 있는지, 내 정체성이 무엇인지, 내가 어떤 룩을 구상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쇼핑을 할 때는, 타인이 아니라 나 자기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fitting room에선 반드시 전신샷을 찍고 귀가할 것.
좀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판단할 수 있다.
결정은 매장 밖에서
나는 매장에서 나와서 쉴 수 있는 곳을 찾아 앉은 후 수첩을 펼치고(피팅룸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서) 그 옷과 함께 입을 수 있는 옷은 무엇인지, 내 피부톤과 내 체형에 어울렸는지, 내 생활에 불편함을 유발하진 않는지 적어가며 판단한다. 나만의 룩을 떠올리기도 하며 충분히 생각하는 것이다.
박시한 핏의 원피스를 입더라도, 흰 면티 하나 입더라도 잔잔한 근육이 그 사람의 보이지 않는 노력을 살짝 보여준다면 난 그 사람의 룩이 멋있어 보일 수 밖에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
요즘 패션계에서 종종 회자되는 무심한effortless style, 그 노력없는 style이라는 것은 운동이라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뒷받침될 때야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운동하며 땀 흘리는 것이 나는 그래서 좋다.
행복을 원한다면, 자기 삶의 각본, 연출, 연기 모두 본인이 맡으세요!


알렉사청이 걸쳤으니까 멋있는거지!
그러나 우리가 내뱉는 맥없는 이 말은, 사실은 알렉사청의 남성적 얼굴과 꽃무늬가 대비됐으니까 멋있는거지!와 같은 분석적인 것이 있어야 한다. 아마도 미란다 커 같이 사랑스러운 얼굴보다 지젤번천같이 중성적인 얼굴이 더 다양한 런웨이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지젤번천의 얼굴이 풍기는 중성적 분위기가 더 다양한 옷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란다 커가 사랑스러운 원피스를 입으면 귀여워 보이긴 하지만 멋져 보이진 않는데, 지젤번천은 프릴달린 블라우스를 입든 매니시한 재킷을 입든 멋져보인다. 지젤번천의 중성적인 얼굴은 메이크업이나 헤어, 그리고 육감적 몸매로 여성스럽게 변신 가능하니까 중성적 얼굴로도 매니시한 재킷이 멋스럽게 소화되는 것이다. 대한민국 대표미인으로 꼽히는 모 연예인이 베스트드레서가 된 적이 드문 건 그녀의 얼굴이 너무 예뻐서일지도 모르겠다.
hair style과 옷은 반대로!
호피무늬 재킷이나 바이커재킷 같이 다소 강한 옷을 입는다면 살짝 흐트러진 자연스러운 헤어를, 플라워프린트 드레스를 입는다면 모던한 단발이나 포니테일 헤어를, 팬츠 슈트 같은 매니시룩을 입는다면 사랑스러운 웨이브헤어를 시도해 볼 수 있다.

여성스럽고 사랑스런 얼굴의 여성일수록 색조 화장이 불필요하다. 이미 얼굴이 충분히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만약 색조 메이크업을 원한다면, 스모키 메이크업에 립밤만 바르거나, 거의 민낯에 블러셔만 발라도 괜찮다.
그들의 옷맵시가 멋져보이는 이유는 옷의 헐렁함이 몸과 대비되어서이다. 가녀린 다리의 케이트 모스가 아니라 건장한 다리의 여성이 헌터부츠를 신는다면? 정말 수산시장에 일하러 나온 복장으로 보일 것이다.

바지는 타이트하게 그리고 상의는 헐렁하게 입으면 끝. 반대로 바지는 살짝 헐렁(스트레이트 핏 팬츠, 보이프렌드 진, 와이드팬츠)하게 상의는 살짝 타이트하게.
나는 핏과 실루엣의 대비가 주는 이런 멋을 알고부터, 항상 유니클로 클리어런스 세일 코너에서 팔리지 않고 남아있는 s 사이즈의 남자셔츠를 눈여겨본다. 굳이 여자 옷 코너에서 보이프렌드셔츠라는 이름을 어설픈 디테일을 포함한 셔츠를 5만원이나 주고 구입할 이유가 없다.
헐렁한 바지에 헐렁한 상의를 입어도 괜찮아보일 때가 있다. 그 경우는 상의의 핏은 헐렁하되 팔을 시원하게 드러냈을 때이다.(타이트한 미니스커트-타이트하지 않더라도 항아리 실루엣의 미니스커트도 마찬가지다-나 쇼츠를 입으면, 맨다리가 소시지처럼 굵어보인다. 그래서 길이가 짧은 하의를 입을 경우 다리가 날씬해 보이려면, A라인 미니스커트나 헐렁한 쇼츠같이 핏이 헐렁한 것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토털룩 어딘가가 헐렁하면 어딘가는 가늘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핏과 실루엣 대비의 핵심이다.
파티 드레스
지나치게 강조된 S라인을 중화시키기 위해 남성용셔츠를 매치하고 캐주얼한 느낌을 조금 더 가미하기 위해 화이트 스니커즈를 매치해보았다.
따뜻하고 폭신한 느낌의 소재와 광택있고 차가운 느낌의 소재를 섞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올블랙룩으로 입을 땐 소재를 달리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이것은 소재에서 반대의 법칙을 적용해야 같은 색상으로 토털룩을 구성해도 투머치가 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는 말이다.
레이스는 유독 벨벳이나 니트소재와 같이 따뜻한 소재와 잘 어울린다. 시폰소재와 마찬가지로 레이스 역시 차갑다는 인상을 준다. 그래서 레이스는 따뜻한 소재와 만나면 더 멋스러워보이는 건지도 모르겠다.
워싱이 들어간 데님소재에서도 차갑다는 인상, 살짝 바랜 데님은 컨트리하다는 느낌
글렌체크, 헤링본, 찢청, 워싱/flower, dot, stripe, 동물


우리는 거울을 볼 때 그 순간 보고 싶은 것만 일시적으로 확인하고 만다.
반드시 사진으로 찍은 후 시간이 지난 뒤 충분히 객관화 해 볼 필요가 있다.
너무 많은 정보가 제시되면 아름답기보다는 피로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토털룩의 색상은 3~4가지 정도가 좋다.
감상자 단계에서 토털룩을 냉정히 감상할 때 하나하나의 아이템을 보기보다는 나는 배색에 눈여겨 보려고 애쓰는 편이다. 어떤 색상과 어떤 색상이 만났을 때 나는 매료되는지를 보는 편이다.
결국, 내가 가장 최근에 선택한 가방은 (역시나) 애매해서 아무데나 애매하게 잘 어울리는 애매한 색의 것이었다.
상대방의 얼굴과 눈이 내가 집중해야 하는 대상이라면, 검은색 탑을 입어 여백을 하나도 남겨두지 않은 것보단 하얀 벽지와 같은 여백이 존재해야.
한겨울의 경우, 얼굴 주위에 여백미를 더하게 해주는 최고의 아이템은 바로 화이트계열의 머플러다.
프린트 드레스 위에 아이보리 스웨터를 겹쳐입는 것이다. 그러면 프린트 드레스 룩은 아이보리 스웨터에 프린트 스커트를 입은 룩으로 변신한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귀걸이나 목걸이보다는 팔찌를 선호하는 편이다.
화이트슈즈를 신으면 토털룩의 마무리에 여백이 더해진 느낌이라 왠지 모르게 스타일리시해 보인다.
너무 편한 소재의 레깅스보다 적당히 빳빳한 스키니진이 더 몸매 보정효과가 있는 것처럼, 헐렁한 티셔츠도 엘라스틴(혹은 폴리우레탄) 소재가 섞이지 않은, 약간 힘있는 면 소재가 좀 더 멋스럽다. 유니클로 수피마 코튼 남성용 티셔츠 m
안감에 배색이 있는 블레이저를 걷어올릴 경우, 디테일의 효과는 배가 된다. 소매 걷어올리기는 패션 고수들에겐 정말 당연한 한 끗이다. 그러나 말로 언급하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은 것이 이런 팁이기도 하다.

평소 나는 여름철 아우터로 옥스포트 셔츠나 데님셔츠를 편애한다. 적당한 두께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인 실루엣이 직선이라 카디건보다 갖춰입었다는 인상을 주면서도 블레이저보다는 포멀한 느낌이 덜해 여백미를 주기 때문이다.
끝자락이 일직선이라 앞판과 뒤판이 일직선으로 연결된 것을 추천한다. 누운3자 역시도 디테일이라 깔끔한 룩에 상당히 방해되었다.
뺄 것은 다 빼놓은 옷을 구입해야 옷 입기가 편해진다.
너무 밋밋하다면 더하기
진주단추가 달린 셔츠를 구입하는 대신 버튼다운 셔츠의 칼라 부분에 진주귀걸이를 달아본 것
뒷주머니 로고 외에 주의해야 할 디테일은 워싱이다. 청바지에 들어간 워싱이 멋스러우려면, 청바지와 함께 매치하는 다른 아이템의 디테일은 모두 빠져야 한다.

사람들은 쇼핑 장소에서 디테일이 포함된 옷을 만나면 일단 끌린다. 파는 사람 입장에서도 디테일이 들어간 걸 팔아야 고객들이 금방 싫증을 느낄 것이고 그래야 또 팔린다는 계산일 터. 그들의 그런 계산법을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내 몸에 바로 입기 이전에 그 옷을 한 시즌에 몇 번이나 입을지 생각해야 한다.
내가 가진 가장 편한 옷은 민소매 원피스 드레스이다.
잘록한 허리도 없었고, 깊은 넥라인도 없었으며, 가슴골도 드러나지 않았다.
팔의 노출만으로도 여성미를 드러낼 수 있다.
원피스 드레스라는 옷은 그 옷의 정체성 하나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여성스럽다. 그래서 원피스 드레서의 디자인까지 여성스러우면, 그 옷은 투머치가 되기 십상이에요. 저는 오늘 이 옷의 여성스러움을 절제시키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스포티하고 남성적인 느낌의 스웻셔츠를 겹쳐입었어요. 그리고 옷이 여성스러우니 시계는 심플하게(시계 주위에 팔찌를 착용하지 않고) 하나만 차고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