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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의 밥 본문
한 시간 동안 만들어 놓고 한 접시 밖에 못 먹었다.
점심 때 먹은 잣국수가 너무 든든했나보다.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에 나온 걸 따라했다.
그리고 나서 느낀 건, 브로콜리 요리는 역시 데쳐서 초고추장 찍어먹는 걸 따라올 수 없다는 것이다.
왼쪽 브로콜리는 20분 끓이다가 물은 버리고 레몬즙과 버터를 넣은 것이고, 오른쪽 브로콜리는 10분 끓인 브로콜리를 볶고 있는 마늘 두쪽과 합쳐 볶은 것에 치즈를 조금 뿌린 것이다. 나름대로 맛있었지만 결론은 역시 브로콜리+초고추장 이게 최고다.
앞에 호박은 애호박을 2센티 두께로 썰어서 버터에 지진 호박 커틀릿이다. 하는 건 간단한데 이름은 거창하군. 위에 파슬리같은 걸 뿌리랬지만 없어서 못뿌렸다. 가을 호박이 맛이 좋다는데 먹을만했다. 하지만 호박 커틀릿이라니 습관상 채소가 그런 이름을 가진다는 게 너무 이상하고 소스가 없나 찾게 된다.
컵에 있는 건 바나나 두부 푸딩이다. 바나나와 두부를 꿀 조금 넣고 간 다음 호두를 뿌렸다. 처음에는 의외의 맛이고, 그럴싸하다 생각했는데 먹을수록 느끼해왔다. 두부를 갈면 상당히 뻑뻑해진다. 바나나는 수분기가 그래도 있는 편. 언젠가 또 해보게 된다면 두부를 생식용이나 연두부로 해봐야겠다.
맨 왼쪽에 당근은 레몬당근이라고 써 있길래 해 봤다. 나 역시 당근은 생으로 먹기를 좋아하지만 한정된 재료 내에서 가능한 요리가 이것 뿐이었다. 당근을 저미는 게 저렇게 하는 게 맞는지는 모르지만, 식용유에 꿀을 조금 넣고 당근을 10분간 익힌다. 거기에 건포도, 레몬즙, 호두를 뿌린 것이다. 영양가는 상당히 있을 것 같다.
어제도 이 책을 보고 팝콘이 땡겨서 말린 옥수수로 해 봤다. 그런데 덜 말라서 그런지 실패다. 아주 약간만 터지고 말았다. 팝콘처럼 엄청나게 부풀어 오르지 않고 말이다. 찾아봤더니 수분 10% 그 정도로 말리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그냥 팝콘용을 사서 써야겠다.
저자의 주장하는 바는 이렇다. 고기를 먹지 말자, 부드러운 빵을 먹지 말자, 시장이 반찬이다 자극적인 요리와 음식에 길들여지지 말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