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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문학작품

[사계절동시집] 20. 기뻐의 비밀

사랑스런 터프걸 2024. 11. 6. 10:49
이안 1998년 『녹색평론』에 「성난 발자국」 외 두 편의 시를 발표하고, 1999년 『실천문학』 신인상에 「우주적 비관주의자의 몽상」 외 네 편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시집 『목마른 우물의 날들』 『치워라, 꽃!』을 썼습니다. 동시 평론집 『다 같이 돌자 동시 한 바퀴』를 냈으며, 이 책은 『고양이와 통한 날』 『고양이의 탄생』 『글자동물원』 『오리 돌멩이 오리』에 이은 다섯 번째 동시집입니다.

20. <아홉살 시인 선언>
난 결심했어 시인이 되기로
선생님이 그러는데 시는 아름다운거래
난 다른 게 아니라
아름다운 사람이 되겠다는 거야
아름다운 시를 쓰는 사람이
안 아름다울 순 없잖아?
시인에게는 연필과 수첩만 있으면 된대
그게 시인의 유일하고도 절대적인 무기라는 거야
그 둘만 가지고 세상과 맞서는 거지
아름답지 않니?
백살까지 쓰고도 남을
연필과 수첩을 모아두었어
나는 나를 아껴 쓸 거야
자면서도 읽고 쓰고 바라볼테야
글씨는 작을수록 좋아

52. 사과꽃들도 향그런 모과를 생각하느라
가을까지 기분이 좋았습니다.

빨간 사과에서는 모과향이 조금 맡아졌습니다.

그렇지만 왜 그런지 사과꽃도 모르고 모과꽃도 몰랐습니다.

64. 우리나라 냉장고엔
깜빡하고 꺼내지 않은
코끼리가 너무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