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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기

[경기] 수원 화성

사랑스런 터프걸 2012. 5. 29. 19:44


철쭉이 피어있어 행락객이 만원인 축령산. 차가 새로 지은 요양원 언덕너머까지 주차되어 있고 그마저 통제중이다. 우리나라 인구 절반이 살고있는 서울경기인지 사람들이 많다. 등산복에 선글라스와 모자차림의 중년들.

반대방향인 내 방향은 차가 없다. 저 좋은 곳을 두고 난 어디 좋은 곳을 가고있는 것인가?

결혼식 방명록을 보고 울컥해서 급 함양에 가려했는데, 집에선 갈 필요없지 않느냐 하고. 그래서 안 가자니 향숙이는 혼자 좀 그러니까. 수원 화성으로 급 방향설정!

건축공사에 관련된 서류가 그대로 보존되어 복원에 문제가 전혀 없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 심지어 일용근로자 급료까지 적었다고 기억이 된다. 산성은 공주의 공산성도 훌륭했지만 이곳은 어떨까?

수원화성 어플을 받아서 정보를 청취하며 버스에서 이동했다. 향숙이를 터미널에서 만나 팔달문으로 다시 이동.

18C 후반에 만들었으니 거의 200년 된거니까. 뭐 그리 오래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꽤 오래된 거지.


팔달문 안내소로 가서 근처에서 닭갈비를 먹고 성벽을 따라 이동. 남치에서 위로 쭉 뻗은 계단을 피해 우측 길의 마을로 들어섰다. 살짝 올라온 줄 알았는데 상당히 높았나보다. 전망으로 수원 전체가 들어오는 듯 했다. 멋진 성당도 보이고, 다리도 보이고. 전망 쪽 집들의 지붕이 보였다. 나름 귀여운 옥상이었다. 동네의 오래된 다세대주택도 검은 벽돌에 담쟁이 식물로 고풍스러운 단독주택처럼 보였다. 웅장한 대문을 가진 집도 있었다.

그러다 절이 나오고 열차타는 곳이 나왔다. 내리막길로 가면 화성행궁이다. 절에서 향숙이는 야외의 커다란 서계신 금부처님께 절하고 싶어했는데 앞에 여자가 향숙이말로는 무당절이라는데 좀 이상하게 하길래 그냥 안하고 갔다.

행궁으로 내려가니 공연무대가 한창 준비중이었다. 체험 만들기 천막에서 미니 연등과 종이접기 등도 만들었다. 팔찌는 사람들로 만원이라 차마 만들수가 없었다. 그나마 종이접기도 한 아줌마가 계속 향숙이를 밀어내서(역시 아줌마의 파워는...) 향숙이가 그 자녀에게 복수했다는 - 그건 종이접으면서 팔로 아이 머리 툭툭치기. 물론 우연을 가장.

행궁은 꽤 좋았다. 이게 99칸이 안되는 걸로 아는데 그럼 99칸 집은 정말 고래등 같았겠다. 피곤한 마음에 어떤 뒤켠의 마루에 누우니 단청이 녹차색이라서 은은하니 좋더라. 다만 마루에는 송화가루가 많았을 것이다. 봄철인지라.

햇살이 적고 아침엔 추웠는데 점점 더워져서 오후 3시엔 무척 더웠다. 우린 목이 말라왔다. 향숙이는 엽전을 하나 사서(3천원) 이름을 민화로 써서 받았다. 화려한 봉황과 학이었다. 코팅까지 하고 굉장히 좋아하는(카톡 프로필로 이걸로 갱신). 마침 한방체험에서 계피차를 마셨다. 행궁을 나와서는 차 시식 천막에서(아까 체험한 만들기 그곳) 황차도 마셨다. 그리고 오르막을 다시 올라가 열차를 타고 내려가려했는데 왠걸~ 막차(5:10)까지 매진. 두둥... 더운 와중에 정말 시원할거라 기대 많이 했는데 오늘이 일요일인 것이 그 원인.

오르막을 다리 조금 아프게 오른 후~ 우린 절에서 다시 팔달문 안내소로 내려왔다. 이번엔 입구에서 피했던 계단을 통해 당당히 내려오니 옆 공원에선 노래공연이 한창. 거기가 워낙 할아버지들의 놀이터인데 할아버지들이 외국노래를 부르지 말라고 하셨다고. 할아버지들 틈에 앉아 잠시 쉬는데 노숙자들도 많은 것 같았다.

이때가 5시인지라 좀 아쉬워서 여미에게 전화를 넣고 애경백화점에 가서 커피를 마셨다. 향숙인 오렌지 얼그레이~ 둘다 차가운 걸 마시니까 추워왔다. 난 그것도 모르고 냉방이 너무 세다고. 그리고 리브로에서 향숙이는 홍차에 관한 책을 사고. 재미없으면 나 준다는데 나중에 들으니 재미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