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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산사로 가는 길 본문

책/200

조용헌의 산사로 가는 길

사랑스런 터프걸 2024. 11. 16. 06:26
조용헌 강호동양학자, 사주명리학 연구가, 칼럼니스트. 보이는 것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감지하는 혜안을 지닌 이 시대의 이야기꾼. 강호江湖를 좋아하여 스무 살 무렵부터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을 드나들며 수많은 기인, 달사, 학자들과 교류하고, 700여 개의 사찰과 고택을 답사했다.문文ᆞ사史ᆞ철哲ᆞ유儒ᆞ불佛ᆞ선仙ᆞ천문ᆞ지리ᆞ인사 등을 터득한 그의 학문 세계를 강호동양학이라 일컫는다. 미신으로만 여기던 사주명리학을 좋은 삶을 살기 위한 방편이자, 철학과 인문학으로 대접받는 첫 기단을 올린 장본인이다. 문필가로서의 그의 문장은 동양 산수화의 부벽준처럼 거칠 것 없이 시원하다는 평을 듣는다. 그간의 저서를 통해 그는 한국인의 ‘마음의 행로行路’를 이야기하고 있다. 아주 먼 과거에서 시작하여 미래로 이어지는 길을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이다. ‘독만권서讀萬卷書 행만리로行萬里路’, 많은 책을 읽고, 많은 여행을 통해 경험하고 실천함으로써 이치를 궁구하고, 마침내 무한한 대자연의 이치를 깨달아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게 그가 전하는 메시지이다. 주요 저서로는 《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 《조용헌의 사찰기행》 《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 《방외지사》 《조용헌의 고수기행》 《동양학을 읽는 월요일》 《조용헌의 휴휴명당》 《동양학을 읽는 아침》 《조용헌의 인생독법》 등이 있다. 현재 〈주간조선〉에 ‘조용헌 박사의 영지순례’, 〈조선일보〉에 ‘조용헌 살롱’을 2004년부터 연재중이며,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석좌교수로 있다.

32. 우리나라 사찰 가운데 후불탱화 전체를 나무로부터 조각해 놓은 곳은 승가사뿐이다.
불모인 김광한 김광열 김광복 형제가 8년간 승가사에서 숙식하면서 완성한 작품이다.
목탱의 재료로 은행나무를 택한 이유는 재질이 곱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장점은 나무 중에서도 은행나무는 벌레가 먹지 않는다.
전체 목탱을 제작하는 데 들어간 나무가 200여 그루였다고

34. 북한산 보현산신각
영험함이 없으면 바로 퇴출되기 마련이다. 빌어서 민원사항이 성취되는 영험함이야말로 21C까지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그 존재가 유지되는 이유이다.

37. 다른 데서 백일기도를 드려야 얻을 효험을 이러한 자연동굴에서는 10일 만에 성취하는 수가 있다.

63. 念弓門

67. 한 사람이 겨우 누우면 방이 꽉 찬다. 누워보니 조금 큰 관속에 들어온 느낌이 든다. 경허 선사는 왜 이렇게 작은 방에서 생활했는가? 작은 방이라야 생각도 적다.
공간이 좁을수록 내면세계에 깊이 들어갈 수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그 방에 들어가 잠시 좌선을 해보니 보통 기운이 아니다. 마치 샘물이 솟는 것처럼 척추를 타고 올라와 머리를 적신다. 척추를 통해 올라오는 이 기운의 맛은 정녕 산에 사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복락이 아니겠는가. 경허선사의 시구 내가 세상을 버렸거니 다시 무엇을 바라겠는가!

150. 기도발은 무엇인가?
관념의 투사projection로 설명되지만, 이 관념이라는 것을 우습게 볼 수 없다. 관념은 힘을 가진다.

151. 꿈을 환상이라고 생각하면 꿈 자체를 연극처럼 즐길 수 있지만, 실제 상황으로 인식하면 끝없이 쫒기다가 볼일 못 본다.
대몽선각이라!

지장보살은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양반이라서 지옥으로 떨어진 영혼들을 구제하는 보살이다.

164. 고창 소요산에서 능엄선(내면세계에서 나오는 소리와 빛을 관조함으로써 삼매에 도달하는 선법)에 몰두하면서, 장좌불와(24시간 눕지 않고 앉아있는 수행)를 실천하고 있는 금성스님 역시 서기(좋은 기운)을 관할 수 있는 고승

182. 공부라는 것이 포용력에 비례한다고 할 수 있을만큼 포용력은 수행의 척도가 된다. 도가 깊어질수록 포용력은 넓어진다. 도가 깊어지면 이 세상에 이해하지 못할 일이 없다. 포용력을 키우는 방법의 하나는 앞이 툭 터진 터에서 공부하는 것이다.

202. 1차로 관음기도 3년, 2차로 지장기도 3년, 3차로 약사기도 3년, 도합 9년을 하루도 안 빠지고 지극정성으로 염불과 기도로 밀어붙인 승려이다.
염불과 기도는 따지고보면 자기라고 하는 게 없고 또 없다는 것을 계속해서 확인하는 작업이다. 내가 없는데 무서울 건더기가 무엇이 있겠는가!

206. 제왕이란 지존이고 지존은 신격화된다. 그래서 호랑이는 신격화되었다. 그 신격이 산신이다. 산에 살기 때문에 산신이다. 
여기서 수염이 허연 노인과 호랑이는 하나일 수 있고 때로는 둘일 수도 있다.
호랑이를 인격화 해 표현할 때는 수염이 허연 산신이 되는 것이고
이 때의 호랑이는 산신의 심부름꾼이다.
산신각에서 한밤중에 정성으로 기도를 드릴 때는 접시 등만한 눈을 가진 호랑이가 나타나 옆에 앉아있다고 한다. 이 때 놀랄 필요는 없다. 어두컴컴한 길을 혼자서 내려올 때는 길안내도 해준다는 것이다.

226. 취아시구
나를 취하는 것, 이것이 더러우니라.

183.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체질이거나 아직 수행의 기초를 잡지 못한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다.
오히려 앞뒤로 산이 둘러싸고 있는 곳이 좋다. 그래야 마음의 안정을 얻어 돌아다니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을 수 있다.

251. 휴거헐거면 철목개화
쉬고 또 쉬면 쇠로 됟ㄴ 나무에서도 꽃이 핀다.
철목개화하는데 몇 년 정도 걸립니까?
한 5년만 절 밖에 안 나가면 됩니다.

252. 우리 마음도 흙탕물과 같다. 끊임없이 이 생각 저 생각을 한다. 이 생각 저 생각을 쉬어야 한다. 마음을 쉬게 하려면 그 방법은 단순한 생활을 하는 것이다.

358. 서권기문자향
책을 많이 읽고 교양을 쌓으면 그 사람의 몸에서 책의 기가 풍기고 문자의 향기가 난다.

363. 절 입구의 불이문에 금강저를 새긴 까닭은 지혜라는 예리한 칼로 찰거머리처럼 붙어있는 번뇌를 사정없이 잘라내라는 뜻이리라.
우리와 같은 필부들에겐 잘 거절할 줄 아는 것만 배워도 지혜에 다가설 수 있다. 거절할 줄 아는 것, 그것이 지혜이고, 그 지혜는 칼날의 섬뜩함을 지닐 수 밖에 없다.

368. 오늘날 고려의 건축양식으로 전해지는 부석사의 무량수전, 수덕사의 대웅전, 봉정사의 극락전, 거조암의 영산전은 다행히 임진왜란의 참화를 비켜 간 건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