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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유석 - 쾌락독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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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유석 - 쾌락독서

사랑스런 터프걸 2025. 10. 13. 13:14

원래 정치가도 재벌도 수감 생활을 할 때 독서가가 되곤 한다.

이 작가의 주인공들은 전부 전생에 말못해 죽은 귀신이 붙었는지 정말 엄청난 말장난의 고수들이었다. 심지어 줄리엣조차도 대체 입을 쉬질 않는다.

소공녀 소공자가 그리 재미있었던 걸 보면 화려한 부자들 세상에 대한 동경 및 빈부• 계급격차로 인한 울컥함이라는 양가 감정은 어리나 늙으나 비슷하다.

아이들의 손길을 받아본 책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이 전부였다. (역시 로맨스물 그것도 빈부격차를 배경으로 한 것의 위력이란.)

어차피 내가 속하지도 않은 남의 나라에서 이들에게 인정받으면 뭐 할 거고 미움을 받으면 또 어떻겠나. 하물며 소인국 역사에 이름을 남기려고 용을 쓴다는 건 또 무슨 짓이겠나.

그러게(요).

이렇게 신나게 살 수만 있다면 누릴 것 다 누린 후에 불가에 귀의하든 뭐를 하든 아쉬움은 없겠구나.
김현수
김영하
스티븐핑커
황현산
김영갑

조조가 대단히 매력적이지도 않았다. 유능하고 성실하긴 한데 너무 성취동기가 강해서 부담스러운 전교 이등 이미지랄까.
보통 삼국지에서 인생의 지혜를 배운다. 전략을 배운다. 그러는데 난 그냥 장르물로서의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특히 에릭시걸은 하버드 출신의 어드벤티지를 너무나도 확고하게 작품에 녹여내는 작가인데 작품 주인공들은 거의 다 하버드 출신의 천재들로. 졸업 후에는 각 분야에서 세계 일인자로 커가는 인물들이다. 심지어 노벨상을 받기 위해 분투하는 과학 천재들 이야기도 있다. 재수없다면 재수없을 수 있는 이야기들인데 읽어보면 그렇지가 않다. 온갖 고난을 겪으며 죽어라고 노력해서 성취하고 좌절하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좀 거창하지만 미국도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징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대중소설이야 말로 정확히 시대를 반영하는 것 아닐까?

그래서 나는 인문학 원전 읽기를 강조하는 이야기들에 회의적이다. 지금의 세계를 이루는 사상적 기틀인 국부론 자유론 법의정신 통치론 같은 명저들도 결국 그 책들이 쓰인 시대의 과제를 그 시대의 언어와 감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아무리 명저라도 지금 시대와는 맞지 않고 그 시대에만 의미 있었던 부분도 많다.
그렇다고 소매상은 미덥지 않으니 소비자들이 직접 원산지를 찾아가야 한다는 건 무리한 이야기다.

범죄 경험이 대부분 7~8 세 때 시작된다는 얘길 듣고 놀란다.
7살부터 10 살까지의 아이의 경험이 10대와 성인으로서의 행동을 결정해요.
교육 전문가나 심리학자의 말이 아니라 소년범의 말이다.

평생의 꿈이었던 갈라파고스 여행을 다녀오면서 돌아오는 비행기 목적지를 서울이 아닌 발리로 하고 서울은 11개월의 중간 기착지(스탑오버)로 발권한 적이 있다. 그렇게 해도 미주 아시아 구간이기는 마찬가지라 마일리지는 똑같이 사용하는 거여서 그 다음 해의 발리행 편도 항공권을 덤으로 얻을 수 있었다. 그 11개월간 일도 바쁘고 사람 때문에 지치는 일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편했다. 어차피 다음 곳으로 떠날 비행기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나는 중간 경유지에 잠시 체류중이었으니까.

그리고 무엇이든 그게 진짜로 재미있어서 하는 사람을 당할 도리가 없다. 최소한 그 일을 하는 동안 즐겁고 행복했다면 이 불확실한 삶에서 한 가지 확실하게 쓸모있는 일을 이미 한 것 아닌가.

인류는 아직도 배고프다. 우리는 벌써 발전을 멈출 만큼 멀리 오지 못했다.

홍은택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
어떤 큰 것 한 방도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원과 도서관은 행복 공장이자 행복고속도로다.

내 일상을 보내는 공간을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꾸미는 것은 결코 낭비가 아니다.

*단톡방에서 읽은거고 빠르게 재독도 했다. 책에 대한 얘기는 다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재미있었다. 법관이고 서울대 출신이라도 서울대 추천도서 같은 진지한 책들에 관심 있는 건 아녔네. 미스 함무라비도 썼을만큼 나름 시간확보도 했던 건가.
아이들과 유럽 놀이터 여행한 게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