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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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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는 미시적인 안목과 거시적인 안목을 겸비해야 한다는 글을 어느 책에선가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심안과 영안은 어떤 현미경보다도 미시적이며 어떤 망원경보다도 거시적인 세계를 소상히 들여다 볼 수 있는 눈입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세상이 아무리 혼탁해져도 심안과 영안만은 결코 혼탁해지지 않습니다. 그 눈을 뜨지못한 사람들은 자신에게도 속고 세상에게도 속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대는 지금 어떤 눈으로 세상을 보고 계시는지요.
육안(肉眼).
가장 저급한 단계에 머물러 있는 눈이다.
육안으로 사과를 바라보는 인간은 반사적으로 침을 흘린다.
그에게서는 사과가 단지 둥글고 붉은 빛깔의 음식물에 불과하다.
음식물을 먹어치우는 일이 곧 음식물을 사랑하는 일이다.
사랑은 위장 속에 잠시 머물러 있다가 오물로 배설된다.
뇌안(腦眼).
육안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로 진화된 눈이다.
뇌안을 가진 인간은 사과를 보면 만유인력의 법칙을 떠올린다.
사과는 음식물이 아니라 탐구물이다.
그에게는 탐구가 곧 사랑이다.
그러나 본성에 이르지는 못하고 현상에만 머물러 있다.
끊임없이 사랑의 법칙과 공식을 탐문해 보지만 끊임없이 의문과 혼란에 사로집힌다.
심안(心眼),
현상을 떠나 본성에 이른 눈이다.
심안을 가진 인간은 사과에 감동한다.
사과 속에 들어 있는 시가 보이고, 사과 속에 들어있는 노래가 보인다.
사과 속에 들어 있는 사랑이 보이고, 사과 속에 들어 있는 은총이 보인다.
진정한 사랑도 심안에서 출발하고, 진정한 예술도 심안에서 출발한다.
심암을 가진 인간이야말로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는 인간이다.
영안(靈眼),
영안의 눈으로 사과를 바라보는 인간은 깨달음을 얻은 인간이다.
사과가 해탈의 결정체로 보인다.
신의 본성과 우주의 본성과 자신의 본성과 사과의 본성이 하나로 보인다.
비로소 삼라만상이 사랑으로 가득 차 있음을 깨닫게 된다.
서로 혼도 내 가면서
다독이면서
잠들지 못하게 확확 일깨우면서.....
미래를 알고 싶으면 현재를 보면 됩니다.
현재는 미래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밑그림이지요.
여러분의 미래가 항시 아름다운 색채로 펼쳐지기를 소망합니다.
하늘을 향해 한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이제 몇 명이나 살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