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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육아 본문
@dada_reading
51. 아빠는 내 마음을 알아? 아빠는 마음바보야. 내 마음도 모르는 마음바보! 엄마한테 혼나면 나는 내가 싫어져요. 나는 내가 엉망진창인 것 같고, 바보같고, 말썽쟁이가 된 것 같아서 떠나고 싶고, 없어져버리고 싶어요. 마음이 뾰족해지고 기분이 엉망이 되고. 나도 이런 내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72. 불필요한 소비가 줄어든 자리에서 우리는 반드시 필요한 것에 대하여 오래 생각할 수 있었다.
82.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꽃을 피우는 생명은 없었다. 그저 때를 기다렸다가 자신이 품은 싹의 결대로 용기내어 제 몫을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숭고하게 아름다웠다. 살아가는 것과 죽어가는 것, 사라지는 것들로 뒤덮인 시골길을 매일 오가며 우리는 살면서 꿈을 이루기에 정해진 때는 없음을 조금씩 알아갔다.
103. 도처에 깔린 즐거운 놀잇감을 매일 발견하며 아이는 일상 속에서 충분히 행복감을 느꼈다.
이런 하루하루가 쌓인다면 아이는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느 때 행복한지 아는 사람으로 자랄 것이다. 자신을 아는 것만으로도 매 순간 주변에 휩쓸리지 않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리라 믿는다.
117. 이 마을에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만의 색으로 존재한다. 사람들은 평온하고 다채로운 삶의 정서 속에서 서로의 힘듦을 들어줄 여유가 있고, 각자의 방법으로 위로를 건넸다.
150. 아이는 누가 알려주지 않았는데, 내가 그 나이었을 때 했던 것처럼 강바닥에 드러누웠다. 귓가에 강물이 찰바닥거리며 스쳐지나갈 것이고 이윽고 세속의 소리도 잠겼으리라. 저렇게 얕은 물에 누워있으면 강물이 부드럽고 시원한 손길로 나의 몸 구석구석 쓰다듬고 토닥여준다. 그렇게 누워있다가 집에 갈 때쯤이면 귓가에 울릴던 시끄러운 소리도, 내 마음의 소란도 다 쓸려나가고 없어진다.
상처를 숨김없이 드러내고 남김없이 치유받았다.
151. 아픈 기억이 일상에서 불현듯 떠오를때마다 우울함을 떨치려 밖으로 나와 걸었다. 아픈 기억들을 곱씹으며 자연을 곁에 두고 걸었다. 내 시선은 내면으로 향하다가도 생명력 가득한 자연으로 향했다.
스스로를 토닥일 수 있었다. 내가 가진 고민들이 길 위에서 풀리기도 했고 희석되기도 했고 재해석되기도 했다. 그러면 그 기억들은 더이상 숨기고 싶은 상처로만 남지 않고 지금의 나를 만드는 과정의 하나로 바뀌었다. 생명력 가득한 자연 속에서 살면서 우리는 곧잘 너그러워졌으며 갈수록 단단해졌다.
155.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는 아이만의 감수성과 세상에 대한 나름의 이해가 담겨있다. 그리고 이야기는 언제나 자신에 대한 이해로 귀결됐다. 나 스스로에 대해 잘 이해하는 것만큼 중요한 공부가 또 있을까.
192. 나를 잃지 않고도 진심으로 다정함을 건네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