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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 - 젊은 날의 깨달음 본문
부부의 인연을 맺으면서 서로 좋아하는 감정 이외에 서로 존경받고 존경할 수 있도록 행동하는 것 또한 중요한 것 같다.
존경받을 수 있도록 본인을 낮추고 희생할 때 서로에 대해 자랑스러워하는 마음이 생기면서 그 마음은 외부의 어떤 유혹에도 쉽사리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줄 것이다.
공명현상은 이 세상 모든 물체가 일정한 진동수로 진동한다는 법칙에 근거를 둔다. 피아노 건반 소리의 진동수와 사람 목소리의 진동수가 비슷하게 일치되었을 때 둘 중 하나의 소리가 멈추어도 남아있는 하나의 소리가 멈춘 대상을 진동시켜 같이 울리게 한다는 법칙이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아무리 큰 소리가 난다 하더라도 그 주변에 같은 진동수를 가진 물체가 없을 경우에는 혼자 소리가 날 뿐 그 주위에는 아무것도 같이 공명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된다. 딱딱하기만 한 과학의 법칙 같지만 실제로는 이 원리가 우리의 삶에 바로 적용된다.
만약 다른 사람의 어떤 부분이 내 마음에 들지 않아 그 사람의 흉을 보고 있다면 십중팔구 내 안에도 그 사람의 결정과 일치하는 무언가가 똑같이 진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내 안에 그와 비슷한 것이 아예 없다면 다른 사람의 잘못이 웬만해서는 내 의식의 레이더망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내가 그것 때문에 괴롭다거나 다른 사람에게 그의 흉을 일부러 잡는다거나 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너무 돈 있는 척해서 싫다고 한다면 사실은 본인도 무척이나 다른 사람들 앞에서 돈 자랑을 하고 싶은데 복이 안돼서 지금 못하기 때문에 그 흉이 내 마음에 보이는 것이다.
오랫동안 사찰에 다니면서 신행생활을 하신 분들도 가끔 사찰 안에서 말싸움을 한다든가 다른 신도를 헐뜯는 경우를 본다.
정말로 본인이 불자라면 살면서 화나는 마음이 일어날 때나 남의 흉을 잡고 싶을 때, 그 때 한 번 나의 마음을 돌이켜 바라보자.
그 스님을 10년 넘게 알고 지내왔지만 한 번도 다른 사람에 대해 험담하는 것을 본 일이 없다. 언제나 만나는 사람 개개인의 훌륭한 점만 이야기하고... 나는 그 스님을 보면서 내가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말 가운데에서라도 남을 험담하거나 다른 사람의 공덕을 깎아내리는 언행을 한 일이 없는가를 반성하게 된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수희공덕의 실천 안에서도 남과 나의 경계가 사라지고 다른 사람의 공덕이 나의 공덕이 되는 큰 이치를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