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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문학작품

Paulo Coelho - Veronika decide morrer

사랑스런 터프걸 2009. 3. 9. 17:59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파울로 코엘료 (문학동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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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는 인간 존재들이 자기 자신에게 감추는 것들을 느낄 수 있었다. 교육은 우리에게 오로지 사랑하고, 받아들이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갈등을 피하라고 가르친다. 베로니카는 모든 것을, 특히 자기 속의 수없이 많은 베로니카들, 매력적이고, 끼로 넘치고, 호기심 많고, 용기 있고, 언제든 위험을 무릅쓸 준비가 되어있는 그 베로니카들을 발견하지 못한 채 살아온 삶의 방식을 증오했다.


난 또다시 태양, 산들, 그리고 삶의 골치 아픈 문제들까지 사랑하기 시작했어. 내 삶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 그건 나 자신 이외의 그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걸 인정하기까지 했지. 난 아직도 류블랴나 광장을 보고 싶고, 증오와 사랑, 실망과 근심, 진부한 일상에 속하지만 삶에 독특한 맛을 부여하는 단순하고 덧없는 그 모든 것들을 느끼고 싶어. 만의 하나라도 언젠가 내가 이 곳을 나갈 수 있다면, 난 감히 미친 여자가 될 거야. 모든 사람이 미쳤으니까. 가장 못한 것은 자신이 미쳤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야. 그들은 남들이 그들에게 명령하는 걸 마냥 반복하며 살아가니까.

죽음이 다가오는데도 넌 아무것도 깨닫지 못한 거야? 네가 폐를 끼친다든지 이웃에 방해가 된다든지 하는 생각 따윈 집어치워!  만약 네 행동이 사람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들이 불평을 늘어놓으면 되는 거야. 그들한테 그럴 용기가 없다면, 그건 그들 문제지.
자존심이란 게 뭔데? 모든 사람들이 널 착하고 예의 바르고,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넘치는 사람으로 여기길 바라는 게 자존심이야? 자연을 봐. 동물 다큐멘터리를 더 자주 보라구. 짐승들이 자기 영토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싸우는지 관찰해봐. 우리는 모두 네가 그 사람의 뺨을 때리는 걸 보고 통쾌해했어.
훨씬 나아졌군. 넌 내가 널 무례하다고 생각하든 말든 개의치않고 내 말을 끊으며 질문을 했어. 

베로니카는 당황스러웠지만 자신에게는 잃을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어느새 떠올랐다. 그녀는 이미 죽은 목숨이었다. 그녀로 하여금 항상 제한된 삶을 살게 만들었던 두려움과 편견은 키워 무엇에 쓰겠는가?

이제 그녀에게는 어떤 대답도 필요치 않았다. 자기 자신을 내던져버리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날 똑바로 쳐다봐. 그리고 지금 내가 말하는 걸 절대 잊지 마. 금지된 것은 단 두 가지 밖에 없어. 하나는 인간의 법이, 다른 하나는 하늘의 법이 금지하는 거야. 절대 누군가에게 성관계를 강요하지 말 것, 강간으로 간주되니까. 그리고 절대 어린 아이와 관계를 갖기 말 것, 가장 큰 죄악이니까. 그 두가지만 빼놓고는, 넌 자유로워. 항상 너와 똑같은 것을 욕망하는 누군가가 있게 마련이야. 

내 삶이 영원하다고 믿었을 대 항상 나중으로 미루어왔던 것들요. 내 삶이 살아볼 만한 가치가 없다고 믿기 시작하면서 더이상 내 관심을 끌지 못했던 것들요.
..수없이 마주쳤는데 단 한 번도 어떻게 지내냐고 물어본 적이 없거든요.
외투를 벗고 눈 속을 걷고 싶어요. 그 지독한 추위를 느끼고 싶어요...
난 내 얼굴 위로 흐르는 빗물을 느껴보고 싶어요.
내 마음에 드는 남자들에게 미소를 보내고, 그들이 권하는 커피를 모두 마시고 싶어요.
늘 존재했지만 애써 감추워왔던 내 감정들을 아무런 부끄러움 없이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 엄마에게 뽀뽀를 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그 품안에서 울고 싶어요.
아마 성당에도 들어가, 내게 아무말도 해주지 않던 그 이미지들을 바라볼 거예요. 이번엔 뭔가를 말해줄 것 같아요.
마음에 드는 남자가 클럽에 가자고 하면, 서슴없이 따라나서겠어요. 그리고 밤새 춤을 출 거에요, 지쳐 쓰러질 때까지. 그리고는 그와 함께 침대로 가겠어요. 이번에는 절대 그전처럼 나 자신을 통제하려 들거나 느껴지지도 않는 쾌감을 느끼는 척하지 않을 거예요. 난 나 자신을 송두리째 내던지고 싶어요. 한 남자에게, 도시에, 삶에, 그리고 마지막으로 죽음에.

수피 명상이란 무엇인가? 신이란 무엇인가? 세상이 구원받아야 한다면, 구원이란 무엇인가? 아무것도 아니었다. 여기 있는 - 그리고 바깥에 있는 - 모든 사람들이 고유의 삶을 살아가며 다른 사람들도 나름의 삶을 살게 내버려둔다면, 신은 매순간 속에, 후추알 하나하나 속에, 땅에 떨어져서는 바로 녹아버리는 눈송이 하나하나 속에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신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하지만 삶이 곧 신앙 행위라는 사실은 그냥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단순해 보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계속 신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믿었다.

수년간의 침묵을 통해 에뒤아르는 말없이 말하는 법을 배웠다. 그는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눈에 집중시킬 수 있었다. 베로니카가 그의 애정, 그의 사랑을 짐작했으리라는 걸 절대적으로 확신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매달리는 그를 보고 마리아도 그의 절망을 이해하리라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난 삶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 에뒤아르. 항상 저질러버리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용기가 없어 포기했던 실수들을 저질러가며.
난 그들에게 모범적인 삶의 교본들을 따르지 말고 자신의 삶을, 자신의 욕망을, 자신의 모험을 발견하라고, 살라고 충고할거야! 
그들이 남긴 글들은 모두 '살아라!' 이 한 마디로 요약될 수 있어. 네가 산다면, 신께서도 너와 함께 살리라. 네가 위험을 무릅쓰길 거부한다면, 신께서도 하늘로 물러나 철학적 공론의 한 주제로 남으리라.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
거리에 나서면, 남자들을 똑바로 쳐다볼 거야.
사랑을 창조해낸 사람들이 미치광이들이었듯이 우리 역시 미치광이가 된 걸 하느님께 감사하게 될 거야.

세상의 모든 숲에 똑같은 잎은 단 하나도 창조하지 않으셨어요.

남자와 여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미친 짓은 바로 사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