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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문학작품

박주영 - 백수생활백서

사랑스런 터프걸 2010. 9. 23. 16:42
백수생활백서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박주영 (민음사,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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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온 지 4년 됐지만 한국 현대작가의 소설은 아마도 굉장히 오랜만에 본 것.
장의 말미마다 그래도 나는 책을 본다는 식으로 덧붙이는 게 좀..?
개인주의적인 간단한 문장과 표현의 딱딱함이 좋았는데 점점 애매모호해지는 것이 스타일좀 상함.
두 친구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는 발견이 인상깊었다.
과거의 후회는 없다. 필요도 없다. 

서로의 애호의 대상을 존중한다기보다는 관심이 없다는 편이 옳을 것이다.

하지만 위대하고 훌륭하고 자랑스러운 것에는 관심없는 우리이기에 있으나 마나한 이 우정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 모습 이대로의 나로 살아가는데 아무런 불편도 느끼지 않을 뿐더러 이 정도의 내가 제일 편하다.

외할머니의 질문에 나는 네, 라고 대답하고는 고개까지 끄덕인다.

그러나 외할머니의 절대기준으로는 이 세상 만사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재밌는 것과 재미없는 것.

책의 매혹은 언제나 잠의 유혹을 이긴다.

게다가 그는 채린을 위해서는 뭐든 할 사람이고 결혼한지 한참 된 지금까지도 채린을 얼마나 예뻐하는지 믿어지지가 않을 지경이다.

어떤 인간은 이성을 기저로, 어떤 인간은 감성을 기저로 움직인다면, 경은 야성을 기저로 움직이는 인간, 아니 동물이라고 할 수 있다.

프레텍스타 타슈는 문체니 주제니 줄거리니 수사법 같은 것들을 통해서 작가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건 오로지 작가 자신이라고 했다.

그러고보니 경도 그런 유형이다. 다만 지성에 대한 호기심이 전무하다는 것만 다를 뿐.

인간의 얼굴은 설사 그것이 사진 속에 나와있더라도 본래의 속성을 절대 속이지 않는다. 내가 아는 한 얼굴은 그 인간이 거주했던 모든 영역을 담고있는 세밀한 지형도가 아니었던가. - Luis Sepulveda, 감상적 킬러의 고백

어떤 사람들은 처세술에 관한 책을 읽기 좋아하는데, 정말 현명해지려면 소설을 읽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처세술에 관한 책은 결론을 가르쳐지만 소설은 결론으로 나아가도록 생각하는 법을 몸에 배우게 해 준다. 스스로 생각하여 얻은 결론만이 인생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

내가 잘못해도 그는 다 이해해주는데 뭐가 불만이냐고? 하지만 말이야. 나는 나대로, 그는 그대로 산다면 굳이 같이 살 필요가 없는 것 아닐까? 싸우지 않는다는 건 서로 기대하는 게 없다는 게 아닐까?

나는 완벽한 소설을 쓸 생각은 없어. 가장 나다운 소설을 쓰고 싶어.

유희는 괴로운 거 슬픈 거 나쁜 거 잘못된 것에 관해서는 거짓말을 할 수 있지만 즐거움에 관해서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걸 이제는 안다.

삶이 나를 필요로 했다. 내가 없으면 삶도 없다. - 코니 팔멘, 자명한 이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