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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위의 철학자 본문
언제나 휴식과 노동 사이에서 헛되이 평정을 구하고 무언가를 하려고 찾다가는 그만둔다. 인생의 3분의 2는 망설이다 사라지고 남은 3분의 1은 후회하느라고 소비되는 것이리라.
마들래느, 프랑소와즈 그대들에게. 용기와 체념, 친절, 이 정도 밖에는 아무것도 타고나지 못한 가엾은 노처녀들이여.
실망에 빠진 채 자기 자신을 마구 버리려는 사람들을 위하여, 미움과 질시로 일관된 불행한 사람들을 위하여, 쾌락은 즐기면서도 종정은 전혀 모르는 냉정한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를 드려주오.
어렸을 때는 그저 닥치는 대로만 살면 되었고, 앞 일은 다른 사람이 돌오바 주었다. 그날의 할 일만 다하고 나면 아무 걱정없이 장래에 관해선 아버지께 맡기지 않았던가...
그런데 인간의 지혜가 그것마저 빼앗고 만 것이다. 나는 내 운명을 혼자서 짊어지고 지나친 숙고 끝에 그것을 지배하려고 하였다. 요컨대, 앞날에 대한 걱정으로 현재를 괴롭혔으며, 신의 섭리 대신에 나의 판단력을 올려놓았다. 그리하여 마냥 행복했던 소년은 걱정을 짊어진 사람이 되고 만 것이다...
정녕 행복이란 이 세상에서 매일매일의 의무를 다하면서 나머지는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에 맡기는 아이처럼 살아야만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외부의 소란에 내부의 목소리를 파묻어버리고, 또한 생활도 그들에게 반성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그들은 자기가 어떠하며 앞으로 어떠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할 틈이나 있을까? 다음에 있을 무도회나 주식의 시세에 마음을 뺏긴 사람들에게.
하늘은 너무나 높았으며, 영리한 자들은 땅밖에 보지 못한다.
이 예속의 허영심은 지배의 허영심에 못지 않게 자연적이고 공통적이다. 자기에게 지휘할 능력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은 누구나 권력있는 두목에게 복종하려고 한다. 왕족의 소유물 신세였다가 주인이 백작으로 바뀐 것을 불명예스럽게 생각하는 농노들이 없지 않거니와, 후작 이상이 아니면 시중들지 않으려 했던 하인에 얽힌 얘기 중에서 생시몽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사회에는 비참한 현실과 함께 고귀한 정신도 있다. 그리고 그 정신세계는 물질세계를 되살려 놓는다.
쇼푸르씨는 말하는 사이사이 자기 자신을 생각해서가 아니라 일과 의무를 생각하고 기운을 차리는 게 역력했다. 인생이란 연극에서 그의 마음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그가 맡은 배역이 아니라 연극 그 자체였으니까.
...그리고 나는 프랑스 국민병의 모자장식일을 하고 있으니 조국에 계속 봉사하고 있는 셈이고요. 쇼푸르 노인은 말을 마치고 웃으면서 나를 바라본 다음 다시 가위를 들고 푸른 종이를 오리기 시작하였다. 나는 깊은 감동에 빠지고 말았다.
인생의 싸움에서 세상의 모범과 구원을 위하여 언제나 앞으로 전진하는 거룩한 창병대의 또 한 대원.
이 부대의 용감한 대원들에게는 각자 자기의 구호가 있다. 혹은 조국, 혹은 가족, 또 혹은 인류. 그러나 구호는 달라도 모두가 같은 깃발, 즉 의무의 깃발을 따르고, 같은 법칙, 즉 헌신의 법칙을 준수한다.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그 무엇을 사랑하는 데에 모든 위대성의 비결이 있고, 자기 자신 밖에서 살 줄 아는 데에 모든 고결한 천품의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어떤 사람의 거처이건 유능한 관찰자의 눈에는 그의 지식 정도와 마음의 움직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빛과 향기로 가득찬 행복한 시절이다. 이 어린 소년에게는 부족한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 왜냐하면 바란다는 것에 대해 모르기 때문이다.
아. 만일에 우리가 우리를 가르치고 개선시켜주는 모든 사물을 좀 더 주의해서 관찰하려고 했다면, 그리고 우리의 마음이 우리 정신의 영원한 학교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우리는 그것에 별로 주의하지 않는다. 인간은 인간 자신에게 영원한 신비이다. 인간 자신이 집이거니와, 그는 한 번도 그 안에 들어가 볼 수 없고, 그 바깥만을 조사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 옛날 소크라테스를 깨우쳐주었으며 또한 그 훨씬 이전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손이 델피신전의 벽에 새겨놓은 저 유명한 귀절을 언제나 다시 찾아봐야 한다.
'너 자신을 알라'고 한 것을.
폴렛뜨네 가난한 가족에게 새해선물을.
가족을 얻기를 포기하고 그림을 산 노인이라던가 그건 사육제의 안좋은 이야기...
뒤발이 샤를르 데려다주고 서로 친해진 일
하루의 기차 소풍여행을 떠난 자매
착한 아들 로베르.
옆방의 퇴역군인 쇼푸르 등 따뜻한 이야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