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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에게 보내는 편지 - Daniel Gottlieb 본문
네가 자신의 연약한 면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드러내는 사람일지 궁금하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연약함을 들키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수많은 가면을 쓴다.
하지만 우리가 강한 척, 용감한 척 하지 않아야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 기회를 준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누구나 사랑받고 싶은 욕망, 마음의 평화를 얻고 싶은 욕망, 행복하게 살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보살핌을 받고자 하는 욕망도 있고, 명예로워지고 싶은 욕망도 있다.
우리는 살면서 벽에 부딪히는 일을 피할 수 없다. 그럴 때, 어떻게든 평화를 찾아야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지닌 가장 좋은 면을 보여주기 위해 애를 쓴다.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옷차림이나 화장에 그렇게 신경쓰는 것이다. 약점이나 부끄러운 면은 최대한 감추고, 극히 일부분만을 보여주려 한다.
상담하는 동안, 소녀와 나는 서로에게 가장 어두운 면과 가장 부끄러운 면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우린 서로를 끌어안았다.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게 된 것이다. 친한 사이란 그런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이해받고 싶은 욕구가 사랑받고 싶은 욕구보다 더 큽니다."
부끄러움을 느낄 때면, 너를 사랑하고 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을 찾아가기 바란다. 그렇게 무방비 상태로 자신이 드러났을 때 맺어지는 친밀감 속에는 놀라운 기회가 숨어있다. 네가 있는 그대로의 너 자신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기회가!
우리 모두가 원하는 것은 평화와 마음 안팎의 안정감, 그리고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세상이다.
부유층이 자기 탐닉에 여념이 없다보니 필연적으로 외로움으로 귀결되는 게 아니겠냐는 것이었다. 나는 내 의견을 말했다. 사람들은 삶에서 뭔가 잃어버린 게 있어서 외로움을 느끼는 거라고.
이슬람 신비주의에 이런 금언이 있다. "잃어버린 것을 놓고 마음이 목놓아 울 때, 영혼은 새로 얻을 것을 놓고 춤을 춘다."
자기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는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상처를 받아 괴롭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른 사람을 괴롭히면서 자기 존재를 확인받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한다고 해서 자신의 열패감을 극복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더 심각해져서, 다른 사람들을 더욱 모질게 괴롭힌다.
널 돌보면서 이따금씩 전전긍긍하는 네 부모를 볼 때마다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내가 도와줄 게 뭐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러다가도 네 부모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네가 있는데 무슨 걱정인가 하고 마음을 놓는다. 그래, 네 부모가 널 돌보지만, 너 역시 부모를 돌보고 있다.
부모가 자기 인생을 살지 못하면, 그러니까 자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자기 욕구를 채우지 못하고 자기 몫의 삶을 누리지 못하면, 그건 자기 영혼을 저당잡히는 것과 같다. 부뫅 자기 영혼을 저당잡히면 그 이자는 고스란히 자녀들이 갚아야 할 빚이 되고 만다.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놀면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부모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 부모가 주는 사랑과 아이들이 원하는 사랑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아버지가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그것이 아들에 대한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이다.
샘, 부모는 언제나 부모일 수 밖에 없고, 자식은 언제나 부모의 인생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보게 되어 있다. 그래서 자식과 부모는 서로 보살펴야 한다.
자식이 부모를 보살피는 방법은 마음을 열고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 그리고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일깨워드리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보살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스스로를 잘 보살피는 것이다. 부모가 자기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야 그 아이들도 자기 미래를 행복하게 내다본다.
하지만 고독을 만나기 바란다. 고독은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니까.
"벼랑으로 오렴!"
"안 돼요....무서워요."
"벼랑으로 오라니까!"
"안 돼요....떨어지잖아요."
"벼랑으로 와!"
마침내 벼랑으로 가니, 그가 나를 밀었네.
나는 날아올랐네.
아브라함처럼 그 길이 끝까지 안전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혹시 함께 산다 하더라도 정신적으로는 홀로 서야 한다. 앞으로 나아가는 동시에 너의 내면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누구도 아닌 너만의 삶을 창조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려면, 아는 척하는 것보다 모른다고 인정하는 편이 훨씬 도움이 된다.
'아는 것'보다 '해답을 찾는 것'을 더 중시하라며 이렇게 말했다. "혼란스러움은 퇴비와 같다. 맞닥뜨리면 고약하지만, 퇴비 없이는 아무것도 자랄 수 없다."
그 다음부터 나는 '모르겠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샘, 모른다고 말하렴. 그게 멋진 일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 몰라요"라고 말하는 것이 시작이다. 몸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마음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나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렇게 사랑과 섹스와 삶에 대해 알게 되고, 너 자신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사랑하고 존중하는 사람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기쁨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지 물어보아라. 혼자 알아내는 것보다 함께 발견하는 기쁨이 훨씬 큰 것이다. 그렇게 서로를 알고 이해하면서, 사랑하는 이의 곁을 지키는 존재를 넘어,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지키는 존재가 될 수 있다. 사랑하는 이가 바라는 대로 해 주어라. 사랑하는 사람에게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아끼고 사랑하고 기다려주어라. 그럴 때 네 사랑이 몇 배로 깊어지고, 누군가를 진정 사랑한다는 가슴 벅찬 충만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럴 때 사랑은 너무나 맑아서 사랑하는 이가 기뻐하면 너도 기쁘고, 그녀가 아프면 너도 아프다. 그녀가 행복해지는 것이 너의 가장 큰 소망이 되는 것이다.
샘, 네 마음은 활기차면서도 위험한 동네와 같다. 대부분은 즐거움이 넘치는 동네지만, 자칫 방심했다간 위험에 빠지는 곳이기도 하다. 때로 죄책감, 수치심, 불안감, 외로움 같은 감정이 너를 옭아매고 놔주려 하지 않을 것이다.
매 순간 근심걱정 뿐이어서 불안이 내 영혼의 동반자라는 생각이 든다.
네 마음이 요동치는 것은 네가 살아있따는 증거다.
이제 우리 둘 다 시간이 있으니까 마주 앉아서 얘기하고 싶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고, 엄마 얘기도 듣고 싶구요.
네게 고통을 잊게 해주겠다거나 고통을 없애는 방법을 가르쳐주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귀기울이지 말기 바란다. 고통은 없애려고 애를 쓰면 쓸 수록 아무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법이니까.
모든 아픔은 과거에 대한 갈망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우리가 예전에 무엇을 가지고 있었든, 예전에 어떤 존재였든 관계없이 말이다. 잃어버린 것을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고통을 낳는다.
상처는 원래 스스로 아물게 되어 있다. 우리의 허기진 자아가 '고통아, 이제 그만 사라질 때도 되었잖니' 하고 재촉하지만 않으면 된다. 고통은 지나가는 것이라고 믿기만 하면 된다. 고통도 감정이다. 그 어떤 감정도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 법이다.
몸에 난 상처를 치유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은 이미 네 몸 속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네 몸 속에 있는 산소, 혈액, 영양소가 상처를 낫게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네가 상처를 입는 그 순간부터 치유도 함께 시작되는 것이다.
네가 입은 상처가 아무리 깊더라도, 그 상처가 아무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은 이미 '네 안에' 있다. 상처를 아물게 하려면 고통을 알아주고 이해해주고 보살펴주면 된다. 무엇보다 가장 필요한 것은 시간이다.
내가 어두운 터널에 있을 때, 난 나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다. 터널 밖에서 어서 나오라고 외치며 출구를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기꺼이 내 곁에 다가와 나와 함께 어둠 속에 앉아 있어줄 사람. 우리 모두에겐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
샘, 상처를 입으면 널 사랑하는 사람 곁으로 가거라. 널 비난하지도, 섣불리 충고하지도 않는, 네 아픔을 함께해줄 사람 곁으로. 그런 사람 곁에 있으면 네가 어제 가졌던 것들에 대한 갈망은 줄어들고, 네가 오늘 가진 것들을 더 많이 누리게 될 것이다.
"걱정 말아라, 아가야. 엄마가 저 세상에 가서도 너를 보살펴줄게."
그런데 이런 집착이 갈 수록 심해지는 것 같다. 사람들이 더 공격적으로, 더 필사적으로 탐하고 있다. 자기 성찰은 줄어들고 이기심은 커지고 있다. 사회 지도층과 교사들마저 욕심이 많아야 좋은 것이라고 부추기고 있다.
진정한 안정감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에만 찾아오고, 서로 사랑하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더욱 깊어지는 것이다. 진정한 행복은 내 삶을 충실히 살았다고 느낄 때 얻을 수 있는 보너스와 같은 것이다.
난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더 충만한 사랑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게 진정한 성공이다. 그게 성인으로서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