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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본문

책/800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사랑스런 터프걸 2010. 9. 2. 12:12
살아온기적살아갈기적장영희에세이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지은이 장영희 (샘터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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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찬란한 계절은 오랜만에 한 번 하늘을 쳐다보고, 주위를 둘러보고, 우리 마음 속 어린아이가 자유롭게 '와!'하고 감탄하도록 내버려두기 좋은 때 같다.

스스로와 사이가 나쁘면 다른 사람들과도 사이가 나쁘게 된다. - 발자크

..내 속 어딘가에는 분명히 질서에 반항하고, 완벽한 조화를 불편해하고 일탈을 꿈꾸는, 나도 모르는 내가 있다. 
소금 3%가 바닷물을 썩지 않게 하듯이 우리 마음 안에 나쁜 생각이 있어도 3%의 좋은 생각이 우리 삶을 지탱해 준다.

행복의 3가지 조건은 사랑하는 사람들, 내일을 위한 희망, 그리고 나의 능력과 재능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다.

다시 뵐 때까지 아버지의 믿음을 기억하며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그리고 용기있게 살아가겠습니다.

성서에 사함을 받은 일이 적은 자는 적게 사랑하느니라라는 말이 있듯이, 그렇게 나의 잘못을 용서받으면 내가 더욱 더 사랑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그래서 아름다운 빚을 갚을 의지를 더욱 다지게 될지도 모른다.

영작문을 가르칠 때 나는 미국의 유명한 수필가인 E. B. 화이트의 말을 인용한다. 그는 글을 잘 쓰는 비결에 대해 '인류나 인간(Man)에 대해 쓰지 말고 한 사람(man)에 대해 쓰는 것'이라고 했다. 즉 거창하고 추상적인 이론이나 일반론은 설득력이 없고, 각 개인이 삶에서 겪는 드라마나 애환에 대해 쓸 때에만 독자들의 동감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내게 언제 행복을 느끼느냐고 물으면 나는 '화장실에 갈 때, 음식을 먹을 때, 걸어다닐 때'라고 답한다... 그렇게 나는 친구를 보냈다. 그리고 그 날 이후 행복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저... 그냥 이렇게 살아있는 것이 행복하다고 굳게 믿는다. 그러니까 가끔씩 맛있는 음식을 먹고...그런 행복들은 순전히 보너스인데. 내 삶은 그런 보너스 행복으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난 생각했다. 생긴거야 어떻든 내 눈 코 입이 제자리에 있어서 제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그리고 우리 인체란 생긴 그대로 너무나 아름답고 신비로워서, 자연의 법칙에 모든 것을 맡기고 주름이야 생기든 말든 웃고 싶을 때 실컷 우하하하 웃으며 나의 이 기막힌 아름다움을 구가하며 살면 그만이라고.

내 주위에는 늘 좋은 사람들만 있다. 좋은 부모님과 많은 형제들 사이에서 태어난 축복은 말할 것도 없고, 내 주변은 늘 마음 따뜻한 사람들, 현명한 사람들, 재미있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 세상에서 그들을 만난 것을 난 천운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내 버릇들이 자랑스럽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과 함께 살기 위해 내 버릇을 고치거나 다른 사람이 나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기에 나는 역시 너무나 이기적이고 게으르다.

사는 게 재미있어 못 견디겠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평화와 행복을 주체할 수 없어서 끝없이 웃는다. 그녀의 순발력과 기발함, 그녀의 활기가 지리멸렬한 삶에서 나를 해방시켜주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엄숙해 보이지만 그녀는 끝없이 유쾌, 통쾌, 명쾌하다.

그래서 그냥 본능의 힘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의지와 노력으로 가질 수 있는 힘이 아니라 내 안에서 절로 생기는 내공의 힘, 세상에서 제일 멋진 축복이라고, 난 그렇게 희망을 아주 크게 떠들었다. 여러분이여 희망을 가져라, 희망을 가지지 않는 것은 어리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