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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800

플레이!

사랑스런 터프걸 2015. 7. 6. 16:55



플레이!

저자
강미영 지음
출판사
비아북 | 2011-01-07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바로 지금, 여기서 행복하지 않으면 세상 어디에도 당신의 행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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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표면적인 것에 대한 감상에 현혹되지 않고, 과감하게 자기 본성의 부름에 응답할 수 있는 자(니체의 말을 빌리면 '스스로 구르는 바퀴'인 사람) 앞으로는 어려움이 비켜나고 뜻밖의 탄탄대로가 나타나는 법이다. - 조셉 캠벨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회사일이 힘들수록 여가 생활은 점점 더 과격해지고 자극적으로 바뀌어간다. 우리를 웃기기 위해 준비된 다양한 쇼 프로그램은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보다 좀 더 자극적이어야 한다. 점점 더 독한 술을 찾아 필름이 끊길 때까지 마셔야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다.

무조건 '강하게 강하게, 어떤 일이 있어도 꿈쩍하지 말고'를 모토로 살았다. 나는 원하는대로 강한 사람이 되었다. 그러나 아무 것에도 반응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여가 생활에서까지 더 큰 자극을 찾아다니는 것은 오히려 더 많은 감정소모를 요구하는 일임을 이젠 알겠다. 내게는 즐거움이 아니라 어떤 것도 느껴지지 않는 진짜 무료함과 지루함이 필요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힘, 지루함을 느껴보고 작은 자극에도 반응할 수 있는 힘, 내게는 그것이 필요했다.

나는 철학책을 한 권 정해 천천히 읽어 나간다.

읽다가 꾸벅꾸벅 졸 정도의 지루함과 무료함이 몰아쳐온다. 그러면 나는 그것을 즐긴다. 강한 자극 때문에 피곤함에 찌들어 잠드는 것보다 지루함에 곯아 떨어지는 쪽이 훨씬 낫다.


승진에서 밀리거나 옆자리 동료보다 평가가 안 좋거나 연봉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을 때 나는 크게 좌절하고 무너졌다. 

내 일이 아닌 다른 어떤 분야에 단단한 자신감 하나를 갖고 있으면 속상한 일이 있더라도 조금은 잘 견딜 수 있을텐데.


자신의 직업을 밝힌 후 다른 사람들의 눈빛이 바뀌는 것을 보면서 우쭐해하는 사람을 재수없다고 말하면서도 부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