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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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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말 한마디는 황금 혹은 사랑만큼이나 강한 것이다.
오관과 육신을 제대로 훈련시켜 인생을 즐기고 이해하게 된다면! 그러자면 달음박질을 배우고, 씨름을 배우고, 수영을, 승마를, 배를 젓는 것, 차를 모는 것, 사격을 배워야 했다. 내 정신을 육신으로 채워야 했다. 내 육신을 정신으로 채워야 했다. 그렇게 하자면 내 내부에 도사린 두 개의 영원한 적대자를 화해시켜야 했다.
공자 가라사대, 많은 사람은 자기보다 높은 곳에서, 혹은 낮은 곳에서 복을 구한다. 그러나 복은 사람과 같은 높이에 있다. 던가.
자네도 알겠지만 사람의 키높이란 늘 같은 게 아니라서 말일세. 인간의 영혼이란 기후, 침묵, 고독, 함께 있는 사람에 따라 눈부시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이네!
그는 안달을 내며 한 몫 단단히 잡고 날개(그는 돈을 날개라고 불렀다)가 넉넉하게 커져 날아갈 날을 기다렸다.
계절의 어김없는 리듬, 무상한 생명의 윤회, 태양 아래서 차례로 변하는 지구의 네 가지 얼굴, 생자필멸, 이 모든 사실이 다시 한 번 내 가슴을 조여왔다. 해오라기의 울음소리와 함께 내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경고였다. 생명이란 모든 사람에게 오직 일회적인 것, 즐기려면 바로 이 세상에서 즐길 수 밖에 없다는 경고였다.
이토록 끔찍한 (동시에 동정적이기도 함) 경고를 들은 마음은 약점, 천박함, 나태 그리고 헛된 희망을 극복하고, 전력을 기울여 영원으로 흘러가는 시간에 매달리는 법이다. 이어서 선인들의 무서운 선례가 마음에 떠오르면, 자신은 길 잃은 영혼, 자신의 삶은 하찮은 쾌락과 고통과 헛소리로 낭비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깨달음이 온다. 그러면 부끄러워하면서 혀를 깨무는 법이다.
자기 자신 안에 행복의 근원을 갖지 않은 자에게 화 있을진저!
남을 즐겁게 하려는 자에게 화 있을진저!
금생과 내생이 하나임을 깨닫지 못하는 자에게 화 있을진저!
해가 떠올랐다. 나는 손바닥을 펴고 그 온기를 받았다. 오르는 수액... 부풀어 오르는 젖가슴... 나무처럼 영그는 영혼... 영혼과 육체도 같은 물질로 빚어졌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는 하루종일 먹지도 않고 담배를 피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쉬지도 않았다. 그는 일에 빠져든 것이었다.
그는 내게 이런 말을 하고는 했다. 일을 어정쩡하게 하면 끝장나는 겁니다. 말도 어정쩡하게 하고 선행도 어정쩡하게 하는 것. 세상이 이 모양 이꼴이 된 건 다 그 어정쩡한 것 때문입니다. 할 때는 화끈하게 하는 겁니다. 못하나 박을 때마다 우리는 승리해 나가는 겁니다. 하느님은 악마 대장보다 반거충이 악마를 더 미워하십니다!
나는 인간이 성취할 수 있는 최상의 것은 지식도, 미덕도, 선도, 승리도 아닌, 보다 위대하고 보다 영웅적이며 보다 절망적인 것, 즉 신성한 경외감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내 내부에서 눈을 뜨는 것은 이 땅에 처음 나타난 인간의 영혼, 우주에 밀착하여 이성의 도움을 받지 않고 우주의 진리를 직접 흡수하는 그런 영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