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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스캠이 내게 준 것 #5 일주일의 연기수업 마무리 본문

일상/일기

로맨스 스캠이 내게 준 것 #5 일주일의 연기수업 마무리

사랑스런 터프걸 2024. 12. 24. 11:33

이제 무엇을 원하시나요
가 그의 마지막 메시지였다.
나는 무엇을 원해야할까.
내가 무슨 권리로.
그것을 매일 생각했다.
네가 이런 일을 안하면 좋겠어 라고 할까?

나는 이 일주일간 무엇을 한 거지? 이 요지경에, 난데없는 소설에, 이야기에 푹 빠져서 일상은 내팽개쳤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간간히 생각이 났다.

"너는 내 기분이 어떨지와 상관없이 잘 살아갈 거라고 생각했어. 나쁜 사람들은 그렇겠지라고.
상상해봤어. 내가 너의 일을 한다면. 가상의 인물을 연기했고, 상대방이 사랑한 건 내가 아닌 가상의 인물이니 양심의 가책이 없을 것 같아.
글쎄, 넌 내게 잘못한 게 없지. 내게 금액을 말하기 전에 끝났으니까. 그래서 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너를 잊어가고 있었던거야.
나는 정말로 그때가 좋았어. 내 인생은 너무 평범하고, 그래서 이라크에서 죽음을 넘나드는 사람이 하는 말은 다 가치가 있었지. 네가 최대한 오래오래 이라크에 있었으면 했어. ㅎㅎ
이상한건 그 모든 게 가짜였지만, 이게 진짜이길 너도 바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너도 왠지 조금은 마음이 아플 것 같았어.
내가 돈 잘 버는 그를 좋아할수록 실제의 너는 상처받지 않았을까하고 말이야.
나는 누구를 좋아한걸까.
나는 그가 온다고 믿었고, 수많은 상상으로 즐거웠다. 나를 이만큼 변화시키다니 거의 종교적 수준이었지. 나의 변화가 내게도 가장 흥미로웠어. 사랑받는 게 이렇게 좋은거구나. 나는 너무 행복했었다."

10일이 지나고, 자신을 왜 차단하고 신고했냐고 메세지가 왔다. ㅋㅋㅋㅋ
나에게 화를 내는건가?
내게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왜 이 일을 했는지, 그만두고 싶다고. 인생을 다시 생각해볼거라고.
그래서 나는 다시 얘의 진짜 이름을 물어봤고, 대화를 시작했다.
나이지리아에 사는 21살 아이였다.